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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결혼해요 우리 김정후-마호춘호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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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9-12-08 조회12,1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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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 <78> 결혼해요 우리… 김정후-마호춘호아 부부
"차별 설움 끝에 찾은 소중한 내 반쪽… 남 얘기인줄 알았던 웨딩마치 꿈만 같아"

어떤 이에게는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삶의 한 과정이건만 김정후(34)ㆍ마호춘호아(26)씨 부부에게 결혼 예식이란 이룰 수 없는 꿈과 같은 일이었다. 3월에 처음 맞선을 통해 만나 8월부터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 10월 31일 서울YWCA회관에서 다른 네 쌍의 부부와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죽 전문점 본죽의 사회복지법인 본사랑재단이 지원한 취약계층 결혼 지원 사업 결혼해요 우리 행사 덕분이었다.

때늦은 결혼식 소감을 묻자 남편 김씨는 "와~"하는 감탄사만 연방 내뱉었다.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팀장님이 본사랑재단의 결혼식 지원 행사를 소개하며 신청해 보라고 했을 때 처음 드는 생각은 내 인생에 과연 이런 행운이 올까 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처음에 뽑힌 세 쌍 안에 못 들었을 때도 전혀 실망하지 않았죠. 오히려 두 쌍을 추가하면서 저희 부부도 뽑혔다는 말을 듣고 정말 믿기지가 않았어요. 재단을 직접 방문해 임원분들을 만나 본 후에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죠."


예식비 부담스러웠던 시각 장애인 신랑과 中 신부
본사랑재단 도움으로 화촉… "행복해요"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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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죽의 사회복지법인 본사랑재단이 후원해 함께 생활한 지 3개월여 만에 때늦은 결혼식을 올린 김정후, 마호춘호아씨 부부. 두사람은 "그 어느 때 보다 긍정의 에너지로 삶이 충만하다"고 입을 모았다.(배우한 기자)


결혼까지 이른 두 남녀의 사연이 특별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까 싶지만 이들 부부의 성혼 스토리는 남다른 인생 여정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서로에게 애틋함으로 다가온다.

남편 김씨는 왼쪽 눈에 장애가 있는 5급 시각장애인이다. 9살 때 3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이후 뇌손상을 입어 식물인간 상태에서 6개월 만에 깨어났다. 이후 약간의 신경과민 행동과 시력장애, 지적 장애를 앓게 됐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되면서 비장애인과 어울려 살아야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김씨는 초ㆍ중ㆍ고교 시절을 모두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 보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친구 한 명 없이 외롭게 생활해 온 그에게 결혼은 생존과 직결된 절박한 문제였다.

"결혼은 꼭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부모님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올해 초부터 국제결혼 관련 업체를 찾아 다니며 구체적으로 결혼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의 한국 여성들이 저를 좋아할 리는 만무하고, 또 일반적인 30대보다 정신연령이 떨어지는 제가 외국인 신부의 독립적인 한국 생활을 도와줄 수도 없다고 생각했죠. 결국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결혼을 해야만 저도, 미래의 제 색시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함께 일하던 2급 시각장애 여성에게 사귀자고 제안했으나 "장애인은 싫다"는 이유로 거절 당한 경험도 국제결혼 결심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그렇게 찾은 중국 하얼빈에서 지난 3월 세 번의 맞선 끝에 8살 어린 지금의 아내 마호춘호아씨를 만났다. 사진관에서 찍은 약식 웨딩사진으로 약혼식을 대신했고 8월이 돼서야 아내가 한국으로 왔다.

남편은 착한 심성을 보고 아내를 선택했고, 아내는 남편의 믿음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 5년간이나 편찮은 할머니를 수발했다는 20대 여성의 자기소개서를 읽은 김씨에게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 첫인상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생활을 간절히 바랐던 마호춘호아씨 역시 중국에 온 김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강한 믿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두 사람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식으로 결혼식까지 올린 지금, 전에 없던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김씨는 지쳐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 일해야 먼 타국까지 와서 고생하는 아내가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은 한국어로 의사 소통하는 것이 어려워 묵묵히 남편의 말을 듣던 아내는 "너무 행복한 결혼식이었다"며 함박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남편과 시부모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에 결혼 예식을 생략하는 것쯤이야 별 문제는 아니라고 여겼지만 20대 여성인 그로서는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아내는 다른 네 쌍의 부부와 함께 간 신혼여행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나만 빼고 모두 한국 사람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같이 어울려 식사도 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중국사람이라는 것도 잊은 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어요. 또 남편과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안정감이 생기고 진짜로 한 가정을 이뤘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이제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남편에게서 한국 문화를 직접 듣고 싶고, 무엇보다 시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다.

이야기를 시작한지 대략 2시간쯤 흘렀을까. 남편 김씨는 돌연 기자의 결혼 여부를 물었다."직접 해보지 않고는 결혼의 기쁨을 알 수 없다니까요. 부족함이 많아 늘 외톨이로 지내야 했던 저의 유일한 친구는 음악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 좋아하던 노래를 전혀 안 듣는다니까요."(웃음)

한국일보 김소연 기자



2009년 12월 3일 한국일보 원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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